소수서원은 흰 눈을 머리에 끼얹은 듯한 소백산의 비로봉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명종으로부터 사액을 받기 전에는 ‘백운동서원’으로 불렸다.
동쪽에는 죽계천이 서원 주위를 어루만지듯 흐르고
입구엔 수백 그루의 적송들이 서원을 에워싸듯 들어서 있다.
유생들이 소나무의 장엄한 기상을 닮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적송들을 심었다고 한다.
겨울을 이겨 내는 소나무처럼 인생의 어려움을 이겨 내고
참선비가 되라는 의미로 후대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학자수’라고 부른다.
현재는 그 수가 수백 그루에 이르러 숲을 이루고 있으니 ‘학자수림’(學者樹林)이 됐다.
(서울신문 3월 9일자 27면에서 발췌)